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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창의성의 시대, 당신의 크리에이티브는 무엇입니까?

저는 숲을 볼 줄 아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 퍼셉션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소현입니다.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경영하는 디자이너이며 디자인의 힘을 믿는 경영자입니다.

저는 당신에게 OOO 입니다.(최소현 퍼셉션 대표 명함 中/올리브그린색)

창의성이 밥을 먹여주는 세상이다. 예술적인 직업군이 아닌 일반 사무직이래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그 사람의 능력과 직결되어 버린다. 그래서 크리에이티브는 뒤집으면 스트레스다. 반면 최소현 퍼셉션 대표의 크리에이티브는 ‘행복’이다.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거나 아니면 보는 사람이 행복하거나, 누군가는 행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디자이너가 행복해야 디자인도 행복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 디렉터 최 대표로부터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크리에이티브를 들어봤다. 


 

▶나의 크리에이티브는 OOO다=퍼셉션은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디자인 컨설팅 회사지만 하청을 받아 그림만 그려주는 회사는 아니란 뜻을 명확히 하기 위해서였다. 한 번은 지인들 108명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정의를 내려달라고 했더니 같은 이야기는 단 하나도 없었다.


뭔가 창의적인 것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조건 새로운 것, 다른 것부터 찾아보기 마련이다. 때문에 ‘색다른 합리적 관점’이라든가, ‘완벽에 가까운 모방범죄’라는 알아듣기 힘든 얘기들이 난무했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크리에이티브해지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최 대표는 “우리가 그 들꽃 이름을 모를 뿐이지, 세상에 이름 없는 들꽃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크리에이티브 역시 전혀 다른 세상의 것이 아니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많은 현상 가운데서 통찰력과 직관을 가지고 뽑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쨋든 먼 나라의 것이 아니니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 문제는 그냥 지나치지 않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통찰력을 길러내는 일이다.

그는 “100% 옳은 크리에이티브란 없다”며 “직원들이 일을 하다 막혀할 때도 무언가 지시를 하기 보단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경험치들을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밥을 먹을 것인가=호텔 최고급 식사라도 체할 것 같은 밥이 있고, 아니면 풀만 무성하더라도 행복한 식탁이 있다.

서울대 출신인 최 대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디자인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고, 벤처붐 때에는 벤처 창립 멤버로 활동하다 흥망성쇠를 겪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가 아예 디자인 회사를 차렸다. 덕분에 첫 아이 돌 때는 잔치 차릴 돈도 없어서 1주일을 꼴딱 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퍼셉션이 살아 남은 것은 그의 말에 따르면, 구성원 간에 어떤 밥을 먹을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큰 그림은 같이 갖되 개개인의 특성은 살려주는 게 퍼셉션의 문화다. 퍼셉션 사람들의 명함을 보면 앞면은 같지만 뒷면은 자신의 컬러 위에 자신의 얘기를 써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퍼셉션은 지난해 디자인협회가 선정한 국내 10대 디자인 회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중견기업으로 말이다.  


 

 

최 대표가 20대에 설립한 퍼셉션은 2012년으로 10주년을 맞는다. 디자인 전문회사로서 10년을 버텼다는 것도 국내 디자인 업계에서는 이정표로 남을 일이지만 올해는 향후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가 얼마나 고객과, 또는 사회와 소통해왔는지 돌아봤다”며 “디자인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고 이를 다져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퍼셉션 사람들은 다음달 말 개인 프로필 촬영에 들어간다. 구성원 하나 하나의 페이지를 만들어 회사가 회사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을 살려주겠다는 의도에서다.

▶워킹맘, 당신도 사람임을 인정하라=최 대표는 두 아이의 워킹맘이다. 그것도 한 회사를 운영하고, 학교 강의도 나가고, 종종 방송 출연도 하는 ‘하드’ 워킹맘이다.

얼마전 한 신문기사를 보고 분개했다. 내용인즉슨 한마디로 엄마가 전업주부인 아이들이 대학을 잘 간다는 얘기였다. 기사의 신뢰성은 차치하고 일하는 엄마들에게 상처를 주는 얘기에 그는 어디에 고소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단다. 

출산 예정일이 지나서까지 직장에 나가고, 밤 늦게 퇴근해선 아침, 점심, 저녁 이유식을 다 만들어놓는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 한창 슈퍼우먼 컴플렉스가 퍼지던 시기였다.

최 대표는 “요즘에는 힘들어 하는 워킹맘을 보면 오늘 할 일은 웬만하면 미루고, 지하철이나 버스는 한 대씩 보내고 타라고 얘기한다”며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둘 다 평균을 잡아야 본인이 행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가 내세우는 또 다른 행복론은 할 말도 하고 살자는 거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A’가 만개 달린 ‘O’형일 정도로 소심했다. 할 말 못하고 듣기만 하다가 우울증을 호되게 앓기도 했다.


그는 75년생 토끼띠다. 올해는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두 아이와 더불어 토끼띠 아이가 한 명 더 생기길 바라고 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10118000035&md=20120423063138_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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