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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ive essay

Creative Complex 

 

글. 최소현 퍼셉션 대표(Creative Director)
 

세상에는 수많은 콤플렉스들이 존재한다. 크리에이티브도 콤플렉스를 만들어낸다면?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콤플렉스를 품고 있으며 그것을 의식하는가 의식하지 못하는가, 혹은 그 정도가 어떠한가만 다를 뿐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요즘에는 디자이너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크리에이티브에 관심을 갖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크리에이티브가 직업이 아닌 사람들도 다양한 형태로 그들의 기발한 상상력을 드러낸다. 수능이나 논술 시험에도 색다른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고, 입사시험 면접 때에도 아주 ‘요상한’ 질문들이 등장하여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평가하곤 한다. 몇 년 전에는 ‘Logical Thinking’이 마치 누구나 갖추어야 하는 필수 덕목인 것처럼 유행을 하더니 이제는 그와 더불어 ‘Creative Thinking’이 강조되고 있다. 이 사회는 우리 인간 모두가 천재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크리에이티브는 혈통 탓?
‘나는 왜 크리에이티브하지 못한가?’. 많은 디자이너들이 고민하고 시시각각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열심히 만들어냈는데 이미 존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동료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볼 때, “좀 더 색다른 건 없나요?”를 연발 하는 클라이언트 앞에서 우리는 나날이 늘어가는 흰 머리카락에 한숨을 내쉰다. 급기야 ‘난 디자인을 하지 말아야 하나…’라는 좌절감까지 느끼게 된다.
괜히 누구네는 예술가 집안이라느니, 누구는 원래 천재라느니 하는 변명으로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한순간이다. 물론 “바로 이거야!”를 연신 외쳐대는 크리에이티브 천재들이 세상에 존재한다. 그러나, 대개의 크리에이터들은 아주 평범한 데에서 출발한다. 피나는 노력, 셀 수 없는 밤샘과 시행착오의 결과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낸다. 에디슨이 말하는 99% 노력과 1% 능력을 유감없이 실천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대다수인 것에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은가?


크리에이티브 刑을 선고받다
매일매일 크리에이티브를 갈구하는 디자이너들 사이에 있다 보면, 가끔은 그것에 자승자박하고 있지 않은가 걱정이 된다. ‘난 크리에이터니까, 남과 달라야 해’, ‘난 특이해야 해, 그럴 수 있어.’ 물론 색다른 사고와 생활 방식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남과 무조건 달라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특색있고 독특한 것’을 추구하려다가 ‘좀 이상하고 괴팍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심리검사를 하면서 나조차도 얼마나 크리에이티브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림카드 설명하기, 상황 맞추기 등을 테스트하는 중, 내 머리 속에는 온통 ‘난 크리에이터인데, 어떻게 하면 좀 다르게 얘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지켜보던 임상심리학자가 한마디 건넨다. “디자이너세요?” 한 번 웃고는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겠어요. 편안히 하세요.”


콤플렉스 극복하기 & 행복한 크리에이터 되기
모두 다 특이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평범한 것이 오히려 특이해 보이는 세상이다. 수백년 전 유명한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콤플렉스가 없었을까? 많은 디자이너들은 말한다.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왔어.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다. 너무 많은 재료들이 돌아다니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전 세계의 크리에이티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 조차 불가능해 보일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본 만큼, 경험한 만큼, 아는 만큼 잘 한다’라는 아주 좋은 말을 알고 있다. 수많은 세상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잠재력 속으로 마구마구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난 왜 이것밖에 못할까’를 생각하기 전에 ‘왜 난 이것밖에 경험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라. 많이 경험한 만큼 크리에이티브도 늘기 마련이다.  

얼마 전 새로 들어온 웹 디자이너가 “저 동대문에 천 구경하러 가요”한다. 난 묻는다. “뭐 만들려고?” 그녀는 대답한다. “아뇨, 패턴이나 컬러 구경하려고요. 웹 디자인의 소스는 웹 밖에 더 많던데요?”. 난 ‘잘 뽑았구나’하며 흐뭇해 한다. 수많은 정보들이 지식이 되고, 그 지식을 뽑아내 편집하는데도 미학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신나는 크리에이티브 세계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어찌 보면 축복 받은 인생이다. 너무 거창한 크리에티브에 집착하지 말자. 이 요상한 것에 대해 작은 것에서부터 새로움을 발견하는, 콤플렉스가 아니라 생활의 비타민으로 삼는 행복한 크리에이터가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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